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랍·이슬람 긴급정상회의



중동의 아랍·이슬람권 국가 정상들이 15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긴급 정상회의에서 카타르를 공습한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규탄하며 이스라엘의 유엔 회원 자격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정상회의에 참석한 약 60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모든 국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행동을 계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법률적,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응책으로는 이스라엘과 외교·경제 관계를 재검토하고 법적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제시했다.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는 정상회의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주변과 평화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의지만 강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아랍·이슬람 긴급정상회의서 발언하는 카타르 군주



이어 “이스라엘의 침략은 국제법과 규범을 짓밟는 무모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선 “아랍 지역을 이스라엘의 영향권으로 만들려는 꿈을 꾸지만 이는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협상 대표, 중재자를 공격하는 것은 비열한 일"이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배된 점령국 지도자(네타냐후 총리)의 새로운 범죄 기록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은 "카타르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며 카타르에 대한 전적인 연대를 표명한다"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동 이슬람권에서 이스라엘과 수교한 이집트와 요르단도 강한 어조로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카타르에 대한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정치·군사적 논리를 넘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규탄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카타르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은 위험한 분쟁 확대 행위”라며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부가 끈질기게 구는 이유는 그들이 법 위에 서는 것을 국제사회가 용인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헌장 제5조에 따르면, 회원국에 대한 '권리 및 특권의 행사'를 정지시킬 수 있는 절차가 규정되어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침략이나 강제 조치를 취한 회원국에 대해 총회에 권리 및 특권 행사를 정지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안전보장이사회의 권고가 있을 경우, 유엔 총회는 다수결 투표로 회원국의 권리 및 특권 행사를 정지시킬 수 있다. 

이 절차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격 정지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스라엘의 유엔 회원 자격이 정지될 가능성은 낮다.

유엔 역사상 회원국의 자격이 완전히 박탈된 경우는 없다. 하지만 유엔 총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때문에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막았고,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된 후 그 지위가 논란이 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