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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콘텐츠(52)]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작…전시작전권 회복(下)

편집인 2026-02-13 14:19:27
1994년 12월 1일 평시작전권은 한국군으로 이양되었지만, 전시작전권(이하 전작권) 환수는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평시 작전통제권 환수 당시 일부 전현직 군 장성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보수언론은 전작권까지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1994년 12월 1일 사설 '평시작통권의 중요성'.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전시 작전통제권까지 환수하는 것이 다음의 과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평시작통권을 환수한 1994년 12월 1일자 조선일보 사설 '평시작통권의 중요성'에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전작권까지 환수하는 것이 다음의 과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역시 비슷했다. "자주적인 한국방위의 기초를 마련하게 됐다(1994.10.7.)", "자주적인 한국 방위의 기틀을 갖추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다(1994.11.30.)"고 논평했다.

동아일보 역시 “국군의 전작권도 회복하여 국군 주도의 방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정부와 군은 각오를 새롭게 해야할 것이다(1994.12.1.)"고 주장했다.

◆ 보수언론, 12년 전과 정반대 주장

전작권이란 전시 상황에서 군대의 작전을 총괄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각 국가는 전시와 평시에 작전권을 갖지만, 한국의 경우 전시에는 한미연합사령부가 작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전작권이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다는 것은, 전쟁 발발 시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군과 미군을 포함한 모든 연합 전력을 지휘하고 작전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작권을 주한 미군 사령관에서 대한민국 합참의장으로 전환’(전작권 전환)하는 문제를 재점화한 것은 노무현 정부(2003.2.25.~2008.2.24.)였다. 

노 대통령은 2003년 8.15 경축사에서 군사주권 부재 현실을 개탄하면서, 전작권 환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이후 한국정부는 미국 측에 전작권 전환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2006년 8월9일 특별회견에서 "작통권은 자주국방의 핵심이며, 자주국방은 자주국가의 꽃"이라며 "환수해도 한미동맹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2012년으로 했고, 미국은 2009년을 제시했는데 그 사이에 어느 때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평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보수언론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다음은 10일자 대표적인 조중동의 전작권환수와 관련한 기사와 사설 제목이다.

조선일보 ”前국방장관들 '작통권 논의중단 성명서' 준비“(1면), ”英·獨도 전시엔 NATO사령관이 작통권 행사“(3면), ”작통권 논의가 동맹의 미래 불투명하게 해“(4면).

중앙일보 ”영국 등도 NATO에 위임하지만 주권 침해됐다고 보지 않아“(5면), ”전작권 환수를 주권으로 보는 건 잘못“(5면), ”자주만으로 안보 책임질 수 있나“(30면 사설)





동아일보 ”戰時작전권에 관한 대통령의 傲氣와 모험주의“


동아일보 ”전시작전권 환수에 우려 역대 국방장관 오늘 회동“(2면), ”戰時작전권에 관한 대통령의 傲氣와 모험주의“(39면).

◆ 전시 작전통제권을 갖지 않은 유일한 나라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는 또 다른 주장 중 하나는 NATO의 사례를 예로 들며 전작권 환수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006년 8월10일자 사설에서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자기 나라 군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갖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했’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전시에 NATO군 사령관에게 작전통제권을 넘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NATO 문서 어디에도 '미군장성이 NATO군의 사령관을 맡는다'는 규정이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단시간 내에 많은 군대를 전장에 전개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국가가 미국뿐이기 때문에 미군 장성으로 보임되는 NATO사령관이 지휘를 맡을 것으로 상정하고 있을 뿐이다. 





나토 로고


뿐만 아니라 NATO 회원국들은 자국군의 10~25% 내외를 NATO군에 편입시켜두고 있을 뿐 군사주권을 미국에 내주고 있는 게 아니다. 

또한 NATO 회원국에 대한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이 발생할 경우 NATO의 이사회에서 전체 회원국의 합의가 있어야 개입할 수 있다. NATO가 개입할 경우 작통권의 귀속여부도 이사회의 결정에 달려있다.

한국이 작전통제권을 전면적으로 상실한 것과 달리 NATO 회원국은 각기 전면적인 지휘권을 가진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합의된 작전에 한정하고 배속된 군대에 국한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만 NATO 전략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물론 개별 회원국은 NATO 결정에 따르지 않을 권리가 있고, 일부에 한정해서 한시적으로 이양하는 경우로 우리나라와 같은 전면적인 작전통제권 상실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주한 미군의 개입 여부는 한미 양국의 협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결정한다. 작통권 역시 NATO처럼 회원국들의 합의에 의해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한미연합군사령관에게 넘어가게 된다.

◆ 2012.4.17.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합의 

2006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작권의 한국군 단독행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전환 가닥이 잡혔다.





2006년 9월 15일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미간 공동연구와 협의를 통해 전작권 전환에 대한 기본원칙과 로드맵을 마련해 2006년 10월 안보협의회의(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이하 SCM)에 결과를 보고했다. 

당시 한미는 전작권 전환 추진의 원칙으로 △주한미군 지속 주둔 △연합대비태세 유지 △전환 후 공고한 한미동맹 유지 △유사시 미 군사력의 신속한 증원을 설정했다.

이듬해인 2007년 2월 양국의 국방장관은 2012년 4월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같은 해 6월에는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이 "2009년 말까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최초운용능력(IOC)을 구비하고 2011년 말까지 완전운용능력(FOC)을 구축한 뒤 2012년 4월 17일 오전 10시부로 한˙미연합사로부터 전시작전권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이행계획서에 서명했다.

◆ 브리징 케이퍼빌리티(bridging capability)

전시작전권 전환이 이루어질 때 한국군이 모든 작전지역에서 단독으로 지휘 통제할 수 있는 완전한 역량을 갖추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2006년2월부터 2008년6월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역임한 버웰 벨(Burwell B. Bell)사령관은 작전권 전환기의 기간동안 한미가 협력하여 안보 공백을 막고, 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이 △패트리어트 방공체계 △특수항공 전력 △미군의 전투지휘체계 등을 '보완전력'(bridging capability)으로 지원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공전략정찰기(U-2) 


이어 한반도 위기 시 필요하다면 미군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지상표적 공격기(JS TAR), 고공전략정찰기(U-2) 등 특수항공전력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공군작전에서 한국을 잘 지원하고 적을 효과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 사령관은 2007년 3월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 증언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군은 전작권을 완벽하게 유지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2010년 4월 9일에는 "전작권의 한국군 이양은 빠를수록 좋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돌려주겠다는 전작권도 포기하는 정부

한·미 양국은 2007년 합의 이후 줄곧 2012년 4월 17일 전작권 전환 일정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 결정은 이명박 정부(2008.2.25.~2013.2.24.) 때 간단히 뒤집혔다. 






2010년 6월2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연기 문제에 대한 공론화 절차도 없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2년 4월 17일에서 2015년 12월 1일로 3년 7개월 늦추기로 합의했다.

더욱이 이 합의는 한국 정부가 전작권 환수를 스스로 포기하고 미국에 연기를 요청했다. 

“한국의 요청을 오바마 대통령이 수락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는 굴욕적인 언사가 등장한 것도 이승만 대통령이 전쟁 당시 맥아더 사령관에게 작전권을 이양하던 분위기와 아주 비슷하다.

박근혜 정부(2013.2.25.~2017.3.10.)는 한술 더 떴다. 2013년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등을 이유로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또 다시 늦추는 방안을 2013년 5월 미국에 제안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4년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정상은 전작권 전환시기와 조건을 재검토하기로 발표했고, 그해 10월 46차 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추진에 합의했다.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 워싱턴, 2014년 10월 23일


2015년 11월 2일 한미는 전작권 전환을 특정 시기가 아니라 조건 충족시에 전환한다는 이른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을 도출했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 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등 3가지다.

구체적인 전환 시기는 이러한 3가지 조건들의 평가와 양국 국방장관의 건의를 기초로 양국 정상이 결정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는 2015년 예정되었던 미군으로부터의 전시작전권 반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그것도 대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전작권 전환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던 철석같은 약속을 포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Conditions-based OPCON Transition Plan)

문재인 정부(2017.5.10.~2022.5.9.) 들어서도 이런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2017년 6월 한미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2018년 10월 한미 국방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 수정안과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에 합의하고,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현재의 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한국군 4성 장성을 미래연합군사령관에 임명하는 미래지휘구조 기본안에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 평가 및 검증은 기본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완전운용능력(FOC, Full Operational Capability), 완전임무수행능력(FMC, Full Mission Capability) 등 3단계로 이뤄진다.

한·미는 2019년 8월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였고, 1단계에 요구되는 기본역량을 갖춘 것으로 검증하였다. 2022년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서 FOC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FOC 검증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미래연합군사령부에 대한 검증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10월 제58차 SCM전까지 FOC 관련 검증을 마치고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의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한미 국방장관이 X년도(전작권 전환 연도)’를 제시하고 마지막 단계인 FMC를 진행하면서 더 구체적인 전환 시점을 결정하게 된다.

FOC는 정량적 평가가 많아 평가 및 검증에 긴 시간이 걸리지만,  FMC는 정성적 평가 요소가 강해 양국 통수권자의 정무적 결단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X년도→2028년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0월 1일 국군의 날 연설에서 “전시작전권을 회복하여 대한민국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해 나가겠다!” 고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환수' 대신 '회복'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한 것은 빼앗긴 것을 되찾는 것을 넘어, 원래 우리 것이었던 주권을 온전히 되돌려 놓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2025년 10월 29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한국이 현 정부 5년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I think it‘s great)”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작권 전환에 대해 주무 장관이 명확하게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새 국방전략(NDS)을 통해 북한 재래식 전력에 의한 위협은 한국이 가능한 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전작권 전환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제58차 SCM에서 2028년을 전작권 목표연도로 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자주국방을 향한 염원이 이재명 정부에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