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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달러 패권에 도전할 구상 공개…위안화의 기축통화 실현될까

편집인 2026-02-13 14:22:36


중국 위안화.(사진=챗GPT)


미국 달러의 글로벌 금융 지배력이 흔들리는 조짐 속에서 중국이 자국 통화인 위안화(인민폐)를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시키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수주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 정책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불안에 크게 흔들렸다. 달러 가치는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5,5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중국이 위안화를 ‘실질적 대안 통화’로 부각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이론지인 치우스는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위안화를 글로벌 기축통화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며, “국제 무역과 외환 거래에서 널리 사용되는 강한 통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강력한 중앙은행”과 함께 투자 유치 능력, 그리고 글로벌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화 체계를 강조했다.

기축통화는 국제 거래의 기준이 되는 통화로, 현재 그 역할은 달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달러 중심 체제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다시 집권한 이후 달러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기존 질서에 도전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해당 발언은 2024년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것이지만, 중국 당국은 미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경제·정치적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시점에 맞춰 이를 공개했다. 중국은 실제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위안화를 국제 금융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미국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 약화와 함께 ‘탈달러화’ 흐름이 확산되면서 그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결정은 미국 경제 성장 전망과 통화 가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의장 인선을 놓고 현 의장 제롬 파월과 갈등을 빚은 끝에 케빈 워시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미국의 통화 정책과 금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달러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화가 글로벌 금융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이 관세와 제재를 외교·경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우려 역시 일부 국가들로 하여금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강화시키고 있다.

중국 전문 리서치 회사 트리비움 차이나의 시장 리서치 총괄 디니 맥마흔은 “사람들이 위안화를 사용하도록 만들려면 틈새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매우 어려웠다”며 “지금 중국 공산당은 사람들이 달러에 점점 환멸을 느끼는 매우 독특한 시점에 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80년 넘게 글로벌 금융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강한 달러 수요는 미국이 낮은 비용으로 해외 자금을 조달하고, 다른 국가에 금융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영향력의 기반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 외에도 유로, 위안화,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등 여러 통화를 주요 기축통화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의 위상을 높여 미국의 금융 패권과 압력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는 동시에, 글로벌 무역과 금융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중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중국 금융자산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국경 간 결제 시스템도 간소화했다. 개발도상국과의 무역 관계 강화 역시 위안화 사용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이후, 중국이 러시아의 주요 교역국으로 남으면서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가 세계 최대의 무역금융 통화이자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결제 통화라고 밝히며, 달러 중심이 아닌 ‘다극화된 통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달러 패권이 도전받을 수 있다는 인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도 불러왔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 국가들이 새로운 기축통화 창설 가능성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추진될 경우 100%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7%, 유로는 약 20%였던 반면, 위안화는 약 2%에 그쳤다. 중국 역시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위안화의 상대적 역할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엄격한 자본 이동 통제가 위안화가 주요 기축자산으로 자리 잡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수출 중심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정책 역시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맥마흔은 “위안화가 기축자산으로 받아들여지는 수준이 달러나 유로에 근접하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고, 베이징도 그렇게까지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지정학적 환경이 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은 이 과정에서 분명히 입지를 넓힐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