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31일 오피넷 기준, 전국 지역별 영업주유소는 1만 430개로 집계됐다. 2024년 말의 1만 644개 대비 214개가 감소한 것이다. 지난 1년간 1.7일에 하나씩 문을 닫은 것으로 이틀에 하나씩 주유소가 사라진 셈이다.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주유소 감소 추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주유소 수는 2019년 1만1466개에서 2020년 1만1369개, 2021년 1만1142개, 2022년 1만954개, 2023년 1만783개로 매년 줄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30년에는 1만개 아래로 줄어들 전망이다.
주유소 폐업의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일반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대부분 1%대에 머물고 있다. 과거에는 주유소 운영이 안정적인 자산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적자를 감수하며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1년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도 부담 요인이다. 소비자들이 리터당 1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으면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일반 주유소는 감소하고 있지만 되레 셀프주유소는 늘고 있다. 한 달 사이 일반 주유소는 30곳 줄었지만 셀프 주유소는 17곳이 늘었다. 인건비라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올려서 버티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주유소도 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 진행 건수는 258건이다. 2023년(119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2024년에도 155건이었다.
경매로 넘겨졌지만 낮은 수익 기대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매각률은 2023년 38.7%에서 2024년 28.4%, 지난해 24.4%로 떨어졌다. 매각가율도 2024년 69.5%에서 2025년 69.1%로 낮아졌다.
주유소 업계의 어려움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환경에서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 위험이 커지고 소비도 줄어든다. 여기에 전기차 보급 확산이 주유 수요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22만 177대로 전년(14만 6734대) 대비 50.1%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89만9000대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차량 1대가 1년간 소비하는 연료(휘발유·경유)는 800~1000리터(L)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기차 확산으로 자동차용 연료 소비는 연간 약 7.2~9억 리터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전기차가 1만 대 늘어나는 동안 주유소는 약 17곳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주유소 업계는 시장 가격을 왜곡하는 알뜰주유소의 불법 유통 행위 근절, 알뜰주유소에 나눠주는 인센티브를 주유소 경영난 해소에 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증가와 알뜰주유소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일반 주유소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구조가 됐다”며 “정책 환경 변화 없이는 폐업 흐름이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