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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정복” 실리콘밸리 영생주의자 선언 … 신간, 불멸의 설계자들

편집인 2026-06-05 14:56:05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지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기묘한 실험을 감행했다. 자신의 노화를 되돌리기 위해 17세 친아들의 몸에서 혈장을 뽑아 자신의 혈관에 주입한 것이다.




브라이언 존슨 부자. 브라이언 존슨 인스타그램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존슨의 혈장은 다시 아버지의 혈관으로 들어갔다. 3대에 걸친 이 '피의 대물림' 결과, 그의 아버지는 생물학적 나이가 71세에서 46세로 대폭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존슨의 행동은 오늘날 실리콘밸리를 지배하는 새로운 야망의 압축판이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스마트폰도, 인공지능(AI)도 아니다. '죽음의 종식'이다.

방송인이자 작가인 알렉스 크로토스키는 신간 '불멸의 설계자들'에서 현대 과학기술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실리콘밸리에 뿌리내린 '영생 산업'의 실체를 파헤친다.

책에 등장하는 ‘불멸주의자’들에게 죽음은 더 이상 인간의 숙명이 아니다. 고쳐야 할 오류이자 해결 가능한 기술적 문제다.

급진적 수명 연장을 주장하는 영국 생물노인학자 오브리 드 그레이는 “1000세까지 살아갈 인류의 첫 세대는 이미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의 노화를 수리 가능한 기계적 결함으로 보는 ‘공학적 노화 극소화’를 내세운다. 결함을 찾아 고치면 인간은 불멸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불멸주의자들은 연장된 수명 안에서 또 다른 신기술이 등장하고, 그 기술이 다시 수명을 늘리는 방식으로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가 취재한 불멸주의자들의 실체는 비밀결사 조직 ‘일루미나티’ 급이다.

이들은 기술로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트랜스휴머니즘’에 기반해 상위 0.1%의 자본과 정치를 네트워킹해 나가고 있다.





불멸의 설계자들. 미래의창


2022년 장수 스타트업에 조달된 투자금 70억 달러 중 미국 투자분은 75% 이상이다.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과학기업 뉴럴링크는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알파벳과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는 노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테크 자회사 ‘캘리코’를 창립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은 수명 연장 스타트업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시스’에 1억8000만 달러(약 2700억 원)를 투자했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는 오픈AI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세포를 치료용 줄기세포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유명 투자자 유리 밀너와 함께 세포 재활성화를 연구하는 기업에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은 몬테네그로 해변에서 '주잘루' 컨퍼런스를 열열고 200여명의 기술 만능주의자들이 모여 장수 식단을 먹으며 불멸의 미래를 설계했다. 

구글의 기술자 레이 커즈와일은 하루 수백 알의 영양제를 복용하며 AI와의 융합이 죽음을 물리치는 방법이라고 확신하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장수 산업과 연결돼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고, 알렉산드로스가 신을 꿈꿨듯. 수명 연장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1913년 34.1세에서 2023년 73.2세로 크게 늘었다. 20세기 시작된 DNA 염기서열 분석은 물론, 그 이전부터 이뤄져 온 각종 사회 인프라스트럭처와 의료 기술 발전의 결과다.

저자는 오늘날 영생은 신화가 아닌 비즈니스로 변했으며, 실리콘밸리는 최고 권력층과 밀착해 자신들이 그리는 미래가 실현되도록 정부의 규제 시스템까지 재편하는 중이라고 지적한다.

"실리콘밸리의 불멸주의자들에게 죽음은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계속 살아갈 수 있다. 킹메이커로서, 세계의 지배자로서, 혹은 자신들의 본질을 담은 컴퓨터 코드 비트로 변해 우주 전역을 떠돌면서 말이다. 하지만 급진적 수명 연장은 오직 자금줄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가속화되고 보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