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영상업계가 올해 2분기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방송광고 시장 축소와 제작비 부담이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유동성 압박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3분기에는 OTT 플랫폼 중심의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되며 경기 전망이 다시 긍정 영역으로 돌아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발간한 ‘2026년 2분기·3분기 콘텐츠산업 동향 및 경영체감도(CBI) 분석’에 따르면, 방송·영상산업의 2026년 2분기 체감 CBI는 98.5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에 전망했던 2분기 전망 CBI 99.5보다 낮은 수준이다. CBI는 100을 기준으로 100 미만이면 전분기 대비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특히 매출 부문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업계는 2분기 매출을 부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체감은 그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출·고용·자금사정 부문은 전망치보다 소폭 개선됐고, 투자 부문 역시 당초 부정적 전망과 달리 실제 체감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방송업계의 부정적 체감 배경으로 광고시장 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기업들의 마케팅 예산이 전통 TV 광고에서 타기팅 효율이 높은 디지털 플랫폼과 OTT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드라마·예능 제작비와 스포츠 중계권료 부담까지 커지면서 방송사들의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대형 방송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JTBC는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이후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등 계열사들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JTBC는 ‘스카이캐슬’, ‘이태원 클라쓰’, ‘싱어게인’, ‘슈퍼밴드’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시청률 호조가 광고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2023년과 2024년에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광고시장 침체도 수치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는 국내 371개 방송사업자의 매출이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체 방송광고 매출은 2조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반면 모바일 광고시장은 2021~2025년 연평균 7.5% 성장한 반면 방송광고는 연평균 10.6% 감소해 매체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5년 영업손실 규모는 1174억원으로 전년보다 329억원 늘었다.
다만 업계 전망은 3분기 들어 다소 개선됐다. 방송·영상산업의 3분기 전망 CBI는 101.2로 2분기 전망치보다 상승했다. 모든 부문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특히 매출 전망은 102.3으로 다시 긍정 영역에 진입했다.
보고서는 반등 근거로 OTT 플랫폼의 성장세를 제시했다. CJ ENM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297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핵심 동력은 OTT 플랫폼 티빙(TVING)의 성장과 영화·드라마 부문의 회복이었다.
티빙은 KBO 독점 생중계 효과로 개막전 당일 이용자가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했고,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이재, 곧 죽습니다’ 등 독점 콘텐츠 영향으로 전체 가입자가 37.3% 늘었다. 광고 매출도 3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전통 방송의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은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지만, OTT와 스포츠·독점 IP를 결합한 플랫폼 사업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콘텐츠 경쟁력과 플랫폼 확보 여부에 따라 방송사 간 실적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