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과 관련해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을 이행하라고 일본에 촉구했다.
김지희 주유네스코 대사는 28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이 위원회 결정을 준수하고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일명 군함도).
그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에 한 약속과 달리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일 양자 협의와 세계유산위를 통해 일본에 개선을 촉구해왔다.
특히 이번 48차 세계유산위는 일본이 2년 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사도광산과 관련해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해석·전시 전략을 수립하라는 세계유산위의 권고를 이행하는 데 있어 일본 측의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이런 내용을 담은 결정문을 지난 23일 채택했다.
한국 정부가 말하는 '전체 역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광산에서 강제로 노역한 역사를 포함한다. 한일 시민단체 공동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사도광산에 배치된 조선인 노동자는 1500여 명에 달한다.
김 대사는 권고의 뿌리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당시 세계유산위는 메이지 산업혁명 시설 등재 때부터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 수립을 권고했다.
발언하는 김지희 유네스코 대사.
김 대사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이행이 충분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물이 1940년대 강제 동원된 한국인 등의 경험을 여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나가사키 하시마(군함도) 탄광 등을 비롯한 23개 산업시설이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며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설치했다. 그러나 2020년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물은 메이지 시대 산업화 역사를 긍정적으로 부각했을 뿐 강제노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심지어 부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일본은 세계유산위의 권고를 이미 이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이전 결정들에 성실히 응해왔고, 관련 당사국과 진심 어린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관한 입장엔 변화가 없으며, 위원회 밖에서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위는 일본 정부에 향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보고하도록 요구했으며, 오는 2027년 12월 1일까지 권고사항 이행 결과와 유산 보존 현황을 담은 갱신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제출된 보고서는 2028년 열리는 제50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다시 심의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일본이 약속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했는지가 재차 검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