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718만8793주를 매수한다. 홍 명예관장이 그동안 상속세 납부로 빌렸던 대출금 상환을 위해 지분을 파는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이 회장이 오는 10월12일 홍 명예관장의 보통주 718만8793주를 장외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지분 약 0.11%에 해당한다.
매입 가격은 주당 26만 9500원으로 총 거래액은 1조 9374억 원에 달한다. 매매 가격에는 보고서 제출 전 영업일인 8일 삼성전자 종가가 적용됐다.
거래가 완료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58%로 상승한다. 삼성전자는 "대주주 개인간 거래이다보니 공식적인 회사의 입장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에서 재계가 주목하는 것은 매각 방식이다. 홍 명예관장이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대신 이 회장이 직접 사들였기 때문이다.
통상 수조 원 규모의 주식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할 경우 기관투자자 등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시장 가격보다 일정 수준 할인하는 사례가 많다.
재계에서는 700만 주가 넘는 삼성전자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주주 간 매매를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별세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 약 26조원에 대한 상속세 총 12조원을 5년에 걸쳐 총 6차례로 나눠 납부해왔다. 상속세 납부는 지난 4월 완료됐다. 상속세 납부 부담은 홍 명예관장, 이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