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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중한 업무로 기존 뇌출혈?대장염 질환 악화…법원 “산재 인정”

관리자 2026-09-23 13:31:25
뇌출혈 치료 뒤 조기 복직…인력 보충 없이 과도한 업무 수행
법원, “의학적 인과관계 불명확해도 규범적 관점서 상당인과관계 인정”


서울가정법원?행정법원 전경.(사진=김윤아 기자)

서울가정법원?행정법원 전경.(사진=김윤아 기자)


뇌출혈을 앓은 뒤 건강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 요청으로 복직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지난 7월 1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 부장판사)는 사망한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2024구합88570).

A 씨는 회사 총무팀 부장으로 일하면서 과중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중 2021년 뇌출혈이 발생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뒤에도 시력이 떨어지고 걷는 데 어려움을 겪은 A 씨는 회사에 복직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회사는 결산 일정이 촉박하고 인력이 부족하다며 복직을 요청했다.

이에 A 씨는 2022년 회사로 돌아갔지만 실질적인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A 씨는 당초 요청받았던 결산 업무에 더해 총무팀 업무 전반을 맡았다.

이후 A 씨가 기존에 앓던 궤양성 대장염까지 악화되면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 같은 달 출근한 뒤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 판정도 받았다.

A 씨는 병상에서도 노트북을 이용해 업무를 계속했고, 결국 상태가 악화돼 2022년 자발성 뇌내출혈로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A 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A 씨의 배우자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A 씨의 기존 뇌출혈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했거나, 궤양성 대장염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켜 뇌출혈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법원은 A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A 씨가 뇌출혈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에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점을 법원은 근거로 들었다.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입원한 상황에서도 노트북으로 업무를 수행해 치료에 전념하지 못했던 사정 역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법원은 스트레스와 궤양성 대장염 사이의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