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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주권 수수료 20배 오른다…소득·연금·언어 요건도 강화

관리자 2026-10-08 13:04:37
9월 30일, 총리실에서 제13차 2026년 경제재정정책위원회 회의를 진행중인 다카이치 총리.(사진=일본 총리관저 공식 홈페이지 제공)

9월 30일, 총리실에서 제13차 2026년 경제재정정책위원회 회의를 진행중인 다카이치 총리.(사진=일본 총리관저 공식 홈페이지 제공)


일본이 외국인의 영주권 신청 수수료를 기존보다 20배 인상해 20만엔으로 올렸다. 영주권 신청자에게 적용되는 소득과 연금, 일본어 능력 요건도 강화된다.

수수료 인상을 앞둔 이번 주 초 일본의 출입국관리 당국 사무소에는 인상 전 신청을 마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도쿄의 주요 출입국관리국에서는 대기 시간이 7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이번 수수료 인상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추진되고 있는 이민정책 변화 가운데 하나다. 일본 정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인구를 관리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일본은 앞서 지난 7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수수료를 5배 인상했다. 50년 만에 처음 이뤄진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당국은 물가 상승과 환율 변동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이민 문제가 여전히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으며 관련 정책도 제한적인 편이다. 다만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외국인 거주자는 2025년 말 412만명을 넘어 전년보다 9.5%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외국인 인구를 두고 이민과 사회 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뒤 이민 관리를 주요 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해 왔다. 영주 관련 수수료 인상을 며칠 앞두고는 외국인 증가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직접 언급했다.

다카이치는 X를 통해 정부가 일부 국민이 우려나 불공정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거주 인구 증가에 따른 국민의 반응을 정부도 알고 있다는 취지다.

이어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외국인 관련 정책이 질서 있게 운영되도록 하고, 일본 국민과 외국인 거주자 모두가 안전하고 안심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가 오르기 전에는 일본에 거주하는 비영주 외국인이 체류자격 변경이나 체류기간 연장을 신청할 때마다 6,000엔을 내야 했다. 그러나 10월 1일부터는 원하는 체류기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새 수수료는 신청하는 체류기간이 3개월 이하일 경우 1만엔이며, 5년 이상이면 7만5,000엔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신청자나 난민으로 지정된 사람에게는 수수료 감면이 적용된다.

영주권을 신청하려는 외국인은 일본 평균 이상 수준의 안정적인 소득도 갖춰야 한다. 지난 7월 발표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의 평균 가구소득은 575만엔이다.

도쿄에서 10년 동안 거주하며 일해 온 미카이아 스티븐스는 수수료 인상 전에 영주권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준비하지 못했다. 37세인 스티븐스는 수수료가 오른 뒤에도 영주권을 신청할 계획이다.

다만 스티븐스는 외국인 거주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도입되는 조치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BBC에 "처음 든 생각은 외국인들이 다소 지나치게 편의적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인 평균보다 더 많은 소득을 벌고 훨씬 더 높은 수수료를 내도록 요구받고 있다"며 "그저 일본에서 일하면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스는 또 "이미 상당한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있어 일부 인재들이 일본에 오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검토된 계획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주권 신청 요건은 내년 4월부터 더욱 엄격해진다. 신청자는 기본적인 일본어 능력까지 갖춰야 하며, 현지 언론은 이에 따라 일본어 학교 등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어능력시험(JLPT)에 응시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주권 신청자의 예상 연금 수령액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신청자가 앞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금은 후생연금 제도에 30년간 가입한 사람이 받는 수준과 같아야 한다. 예상 연금액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신청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의 가치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