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번째 외교관계…유엔 회원국 미수교 시리아만 남아
사회주의 혁명 65년 만에 … 韓 외교에 이정표
혁명의 땅에서, 로망의 거리로 쿠바 아바나

우리나라와 쿠바가 14일 미국 뉴욕에서 양국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하고, 주유엔대표부간 외교공한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로써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으며, 유엔 회원국 중 남은 미수교국은 시리아 1개국이다. 

외교부는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지평을 더욱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양국 수교로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및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 실질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쿠바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혁명광장에는 체 게바라의 얼굴이 건물 한 벽면을 채운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연간 약 1만 4천 명의 한국인이 쿠바를 방문했다. 현재 쿠바에는 1921년 일제 강점기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쿠바는 대표적인 북한의 형제국으로 꼽힌다. 북한은 공산국가인 쿠바와 1960년 수교를 맺은 이후 반미(反美)를 기치로 외교적 현안마다 한 목소리를 내면서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왔다.

31년간 쿠바를 통치한 피델 카스트로가 1986년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양국은 북한의 반발과 방해 공작 가능성 등을 감안해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쿠바의 결단이 있었다"며 "북한이 70년 동안 수교를 방해해왔기 때문에, 북한이 모르도록 비밀리에 신속하게 협상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16년 당시 윤병세 외교장관이 최초로 쿠바를 공식 방문하면서 수교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쿠바 최고의 기호품인 시가 / 헤밍웨이가 즐겨마시던 럼칵테일 모히또




쿠바 아바나를 상징하는 1950년대 올드카. 미국의 경제 봉쇄로 차를 수입할 수 없었던 쿠바인은 어쩔 수 없이 오래된 차를 탔다.

한국과 쿠바는 그간 문화, 인적 교류,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최근 K팝 등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한 양 국민 간 우호인식 확산이 금번 양국 간 수교에도 기여한 것이라는 평가다.

쿠바에 한국 드라마가 상륙한 건 지난 2013년이다. 당시 MBC의 '내조의 여왕'을 시작으로 KBS의 '아가씨를 부탁해', SBS의 '시크릿 가든' 등 드라마가 쿠바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자연스레 쿠바 국민들 사이에선 K-POP에 대한 수요가 늘고 한국 전통음식, 한국어 배우기 열풍도 불었다.

쿠바 현지에 한류 팬클럽 ‘ArtCor’(규모 약 1만명)가 운영되고 있으며, 쿠바영화제 개최(2022.7. 서울), 아바나 국제영화제 계기 한국영화 특별전 개최(2023.12. 아바나) 됐다.

외교부는 앞으로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